펫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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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미국 최대의 식품제조사인 제너럴 밀스 (General Mills)는 북미 내츄럴 펫푸드 세그먼트의 선두주자인 블루버팔로 (Blue Buffalo Pet Products)를 80억 달러(약 8조 6척억 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하였다.


글 / 정희철
펫비지니스 칼럼니스트
공인회계사(CPA)
캐나다 킹스턴에 위치한 퀸스대학(Queen's University) 경영대학 졸업.
가장 건강한 반려동물 먹거리만을 공급하고자 업계에 들어왔다.
올네이쳐코리아 대표이사.




제너럴 밀스는 과거에 다양한 종류의 펫푸드를 취급한 적 이 있었지만 이후 사람이 먹는 식품, 특히 가공식품에 주력을 하면서 북미 최대의 식품 제조사로 발돋움하였다. 50년이 넘게 펫푸드와 거리를 두어왔던 제너럴 밀스가 펫푸드 업체를 인수한다는 점과 80억 달러라는 초유의 인수가도 놀라웠지만, 그 대상이 내츄럴 펫푸드 세그먼트의 강자로 자리잡은 블루버팔로라는 사실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직 미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인수 허가를 받을 경우 블루버팔로는 제너럴 밀스의 막대한 자금력과 광범위한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향후 펫푸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제너럴 밀스 (General Mills)는 누구인가?


160년 이상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제너럴 밀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식품 제조회사이다. 미네소타주의 골든밸리 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너럴 밀스는 우리에게 친숙한 요구르트 브랜드 “요플레” 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 뿐 아니라 북미에서 가장 대중적인 씨리얼 브랜드 Cheerios와 Pillsbury 그리고 Nature Valley 등의 다양한 식품 브랜드를 소유한 공룡 식품기업이다.  2017년 기준으로 150억 6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전세계에 4만명 가까운 임직원을 두고 있는 글로벌기업 제너럴 밀스에게도 최근 몇 년간 식품업계에 만연한 매출 둔화와 감소세는 피해갈수 없는 문제였다. 이는 제너럴 밀스가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선호도가 낮은 가공식품이 대부분 이라는 점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타계하기 위해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호하는 친환경 오가닉 브랜드들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2014년에는 오가닉식품 전문업체인 Annie’s를 인수하여 의미있는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블루버팔로(Blue Baffalo)는 누구인가?


2002년에 탄생한 블루버팔로는 미국의 코네티컷 주 윌튼시에 본사가 위치한 펫푸드 기업이다. 현재 북미 내추럴펫푸드 세그먼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블루버팔로는 2017년에 약 1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블루(Blue)라는 브랜드로 BLUE Life Protection Formula, BLUE Wilderness, BLUE Basics, BLUE Freedom, BLUE Natural Veterinary Diet lines 등의 다양한 종류의 펫푸드와 간식들을 출시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친 반려동물 기업문화를 지향하는 블루버팔로는 실제로 본사에서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기로 유명하다. “블루”라는 브랜드명 또한 회사 설립 초기 가족처럼 지냈던 블루라는 이름의 반려견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블루가 암에 걸리면서, 블루처럼 질병을 겪고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최상의 펫푸드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현재의 내추럴 펫푸드가 탄생하였다고 회사는 소개하고 있다.



인수발표 후 금융시장의 흥미로운 반응


제너럴 밀스의 인수 발표 후 회사의 주가는 며칠 간 하락을 거듭하였다. 시장의 반응이 이렇게 부정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수가를 지불하기 위해서 10억달러 규모의 금융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으며, 이로 인해 제너럴 밀스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이 다수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 제너럴 밀스의 주식을 매수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을 만들었다고 평하기도 하였다. 매출이 하향세에 접어든 제너럴 밀스의 입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펫푸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또한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블루버팔로를 파트너로 선택하였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준 것이다. 실제로 인수발표 이후 하락했던 주가는 모두 인수발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여 블루버팔로 인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제너럴 밀스는 왜 블루버팔로 인수를 결정하였는가?


제너럴 밀스가 블루버팔로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큰 이유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펫푸드 시장의 성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펫푸드 시장은 매년 3~4%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펫푸드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세그먼트는 지난 3년간 매년 두 자리 성장을 하고 있는 내추럴 펫푸드 세그먼트이다. 바로 이 내추럴 펫푸드 세그먼트에서 블루버팔로는 부동의 마켓리더라는 점이 인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내추럴 펫푸드는 전체 펫푸드 시장에서 물량으로는 1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가치 측면에서는 20%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제너럴 밀스의 성장성뿐 아니라 손익에서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버팔로의 또 다른 강점은 탄탄하면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이다. 그만큼 펫푸드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확고하다는 이야기이다.  내추럴 펫푸드 세그먼트에서 가장 판매가 많이 되는 브랜드인 블루버팔로는 2등 업체보다 4배가 넘는 매출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블루버팔로를 지지하는 고객들 중 밀레니얼 세대 고객들이 많다는 점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결국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펫푸드의 인간화 (Humanization) 트렌드가 제너럴 밀스와 같은 식품회사가 펫푸드를 취급하게 만들 정도로 가속화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향후 모든 산업에 가장 큰 구매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블루버팔로가 현재 자사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유통채널에서 아주 견고한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제너럴밀수가 인수를 추진한 이유 중 하나이다. 전문가 경로로 일컬어지는 펫용품 전문점들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펫푸드가 블루버팔로사의 제품들이다. 블루버팔로는 온라인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2017년에는 2억 5천만불의 매출을 기록하였고 이는 전년대비 75% 성장을 한 놀라운 수치이다.  또한 제너럴 밀스의 자사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기존의 안정적인 유통채널들을 활용한다면 블루버팔로 제품들의 판매는 크게 신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을 마치며


식품업체의 펫푸드 회사 인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쵸콜릿바로 유명한 마즈(Mars)는 이미 오래 전부터 펫푸드 시장의 성장성에 눈을 떠서 여러 회사들을 인수해 왔으면 지금은 Royal Canin, Pedigree, Whiskas 등의 글로벌 브랜드들을 소유한 세계 최대의 펫푸드 기업이 되었다. 또한 제과에 발라먹는 잼으로 유명한 스머커(J.M. Smuker Company)는 네츄럴 발란스 등 다양한 펫푸드 업체들로 구성된 Big Heart Pet Brands를 인수하여 펫푸드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였다.


이렇게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펫푸드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펫푸드 시장의 성장성도 있겠지만 제너럴 밀스의 경우에서 보았듯이 기존의 가공식품 사업에서 겪고 있는 매출의 한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모든 산업 전반에서 가장 큰 구매층으로 자리잡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호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으면 향후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에서 또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호하는 내추럴 펫푸드는 앞으로 대기업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 예상되며 제너럴 밀스의 블루버팔로 인수가 시발점이 되어 펫푸드 업체들에 대한 인수 합병이 더욱 활발히 진행되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