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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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面楚歌, 업계가 죽어가고 있다

yahopet · 2018. 7. 4. 22:39


글/김성일 펫저널 발행인


사면초가(四面楚歌)는 독자님들도 너무나 잘 아시는 고사성어입니다. 글자 그대로 ‘사면이 초나라의 노래’라는 의미로 적에게 둘러싸여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는 지금의 우리 업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갑갑하고 겁도 나고 불안하기도 한 그런 상황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현황과 대안을 얘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面 우선 유통 재벌들의 무분별한 펫업계의 진출입니다.
아시다시피 펫용품은 온라인이나 펫샵 그리고 대형 마트 등에서 유통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3분화 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유통 재벌의 직영 펫샵이나 그들 계열의 각종 편의점 등에 펫용품 코너의 신규입점 및 확장 등으로 인하여 기존의 3분화 구조를 잠식하는 구조가 되어버려 우리 펫샵과 지역 대리점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진출이 무슨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나 업계 상생 등의 그런 의미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펫산업의 유통시장은 블루오션이다’라는 생각으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소상인인 우리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 외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9개를 가진 자가 1개 가진 자의 것을 탐하는 것이지요. 여기에다 대고 자본주의니, 적자 생존이니 하는 것은 정말 강자 편에 서서 얘기하는 무지한 얘기입니다. 현대의 선진국 어느 나라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을, 특히 조그마한 가게를 마구 잡아먹는 것을 방치합니까? 
정부차원에서의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고 업계에서도 똘똘똘똘 뭉쳐서 정부에게 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2面 또하나 무서운 것이 쿠팡이나 다이소 같은 저가 유통공룡의 업계 진출입니다.
쿠팡의 경우는 아시다시피 시중가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유통시키는 유통기업입니다. 자본력과 직접 유통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최소의 마진으로 승부하기에 그들에 의해 유통되는 품목은 오프라인에서 살아남기가 매우 힘듭니다. 예컨대 그들에게 A라는 유명 사료가 넘어가면 전국의 A사료 대리점과 펫샵에서의 A사료는 유통기한만 바라봐야 하는 지경이 됩니다. 그렇다고 포장만 바꿔서 유통시킨다는 애매한 얘기는 해봐야 소비자들은 다 압니다. 그래서 최소한 우리 자식 같은 반려동물들이 먹는 먹거리만큼은 그들이 유통시키게 내버려 둬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우리 내부에서도 그들에게 맡기지 않고도 우리끼리 잘 유통시킬 수 있는 우리끼리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3面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유통의 강자 펫산업전시회 입니다.
전시회는 선진국형 산업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일수록 전시회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도 각 산업별로 각종 전시회가 전국에서 연일 개최되고 있습니다. 펫산업전시회의 경우 몇 년 전만 해도 일년에 봄 가을로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40여개가 훌쩍 넘어 거의 매주 전국에서 열리는 숫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시회야 얼마든지 좋습니다. 다다익선이라고 해도 됩니다. 제대로 된 반려문화를 홍보할 수도 있고, 소비자와 업체가 직접 만나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고, 또 영세 상인들은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장터의 기능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분별하게 할인시장화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지방에서 한번 펫전시회가 열리면 그 지역의 대리점과 소매점은 한동안 매출이 반, 아니 그 이상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작금의 현상을 베이비산업과 비교합니다. 베이비 산업이 커지고 고급화 되면서 전시회도 우후 죽순이 되었고 급기야 100여개를 육박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현재는 약 70여개). 그러자 애기엄마들은 지역의 백화점이나 베이용품샵을 가는 것이 아니라 전시회로 쇼핑을 가는 문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전시회 출품회사들은 물건을 팔아야 하니까 온라인 가격 이하로 팔아야 했고요. 결국 베이비 산업계는 물론 출품업체, 전시업체 누구 하나 웃을 수 없는 공멸의 길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 현상이 바로 우리 펫산업계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전시회에서는 물건을 팔지 말아야 할 것이며 부득이한 경우는 시중가로 팔아서 업계 공생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똘똘똘똘 뭉쳐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4面 동물보호단체의 무분별한 공격입니다.
동물보호단체의 활동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펫산업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러는지 그 저의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백여년된 선진국의 펫문화와 이제 20여년 뿐이 안된 우리나라의 펫문화를 비교하여 그 잣대를 우리 산업에 들이대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됩니다. 혹시 개인의 사리 사욕을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마저 들게 합니다. 예컨대 펫샵을 부정하는 일부 단체의 주장이 그것입니다. 펫샵을 부정하면 펫산업의 근간이 되는 애견과 애묘는 어떻게 소비자의 손으로 갑니까? 펫샵에서 열심히 반려동물을 분양하고 소비자가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해서 그렇게 반려동물의 숫자를 늘려야 펫산업의 토대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런 토대가 없으면 펫샵도, 동물병원도, 사료 회사도, 용품 회도, 전시회도, 펫저널도 다 무슨 소용있습니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보호할 동물이 없다면 동물보호단체는 그 존재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이 또한 우리 다 함께 현실에 맞게 상생하며 동물보호운동과 산업의 발전이 공생하는 쪽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업계의 대표적인 단체들입니다. 이 단체들을 중심으로 똘똘똘똘 뭉쳐서 四面楚歌 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대한수의사회, 한국동물병원협회, 한국애견연맹, 한국애견협회, 한국펫사료협회, 반려동물협회, 한국반려동물생산자협회, 한국고양이협회, 한국펫산업소매협회
(혹시 여기에서 누락된 단체가 있다면 연락 주시면 다음 호에 전화번호와 함께 게재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