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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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성일 기자



2005년 A그룹 회장의 딸이 조선호텔 내 하나의 사업부를 따로 떼어 주식회사 조선호텔베이커리로 만들고, 그 회사의 주식 40%를 63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이 회사는 전국적 유통망이 확보된 이마트를 비롯한 그룹 계열회사에 독점적으로 입점해 시중가격보다 30%가 싼 ‘이마트 피자’를 판매했고, 그 결과 2006년 당시 86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0년에는 1,677억원에 이르게 됐다. 여기까지가 2011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이다. 이후 조선호텔베이커리는 2011년 신세계 SVN으로 이름을 바꾸고, 해당연도 매출 2,565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불과 5년 만에 원년 매출의 2배를, 그리고 6년 만에 3배의 성장을 거두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그 ‘고속성장의 비결’은 재벌의 계열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이라는 것. 그러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자 A그룹 측은 다른 ‘재벌 빵집’도 비슷한 방법으로 회사를 키웠는데, 왜 우리만 문제 삼느냐는 태도였다. 모기업에 무임승차해 초저가 판매전략으로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킨 것에 대해, 수십 년간 일구어온 ‘동네 빵집’을 하루아침에 문 닫게 한 것에 대해, 아무런 책임의식도 없는 듯했다.


그러는 사이 우리네 동네 빵집들은 오랜 세월 재벌 빵집의 탐욕에 맞서 고전하다가 하나 둘 사라져갔다. 그리고 지금도 대한민국의 전국 곳곳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죽을힘을 다해 재벌들의 탐욕에 맞서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몸부림이 있다.


이러한 재벌들의 행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재벌들이 골목상권으로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시켜야 한다. 막강한 자본력을 자랑하는 재벌들은 세계로 뻗어나가야지 굳이 영세한 골목상권 영역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 그것도 오너 일가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공룡 유통 재벌을 규제하고,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이 영위하기에 적합한 소규모 업종에는 재벌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일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작금의 우리 펫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또 매우 염려스럽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모 유통재벌의 펫소매업 즉, 펫샵업종으로의 본격 진출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의 계획이 현실화 된다면 우리가 초토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표지는 지난 4월 12일 국회 앞에서 있었던 소상공인연합회(소상공인 단체들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연합회. 이하 소상연) 주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촉구 700만 소상공인 비상총회’에 사단법인한국펫산업소매협회(회장 이기재, 이하 소매협회)가 회원들과 함께 참여한 사진이다.




소매협회 이기재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소상연 회원사 회원들 약 1천 여명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국회 앞에서 진행된 이날 비상총회에는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위원장, 정갑윤 국회 부의장 등도 참석, 법제화 관련 지지발언을 했다.


이기재 회장


대구에서 올라온 박정훈 감사


청주에서 올라온 신용성 부회장 부부



소상연 최승재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대기업이 계란을 팔고 애완동물 가게까지 진출하는 등 대기업의 탐욕이 소상공인들을 벼랑에 내몰고 있어 최소한의 보호막인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며 펫소매업을 직접 언급하기 까지 했다.


소상연 최승재 회장이 펫소매업을 언급했다.



부디 국회는 골목상권을 터전으로 삶을 꾸려가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희망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조속한 입법개정을 통해 가난한 이웃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 우리 펫소매업종 역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지난 30년 동안 우리끼리 함께 웃으며, 또는 티격 태격하며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오랫동안 살게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